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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DC 자동화 화폐

각국의 CBDC 자동화 화폐 설계 비교: 자동화 기능을 중심으로

by info4592750 2025. 8. 13.

세계 각국은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를 단순한 결제 수단이 아니라 차세대 금융 인프라로 인식하며 개발 경쟁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서 자동화 기능은 각국이 CBDC 설계에서 차별화하는 핵심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 자동화 기능이란 조건부 결제, 실시간 정산, 규제 준수 자동화, 정책 집행 지원 등 거래의 속도·정확성·효율성을 높이는 기술적 장치를 의미한다. 예를 들어, 스마트 계약을 통해 특정 조건이 충족되면 결제가 즉시 실행되거나, 세금이 자동 계산·납부되는 기능이 가능하다. 하지만 국가마다 경제 구조, 금융 규제 체계, 기술 인프라, 사회적 신뢰 수준이 다르기 때문에 CBDC 설계 방향과 자동화 적용 범위도 크게 차이가 난다. 

 

각국의 CBDC 자동화 화폐 설계 비교

 

중국은 광범위한 정책 통제를 위한 자동화 기능을 강화하는 반면, 유럽은 개인정보 보호와 투명성을 우선하며, 미국은 금융 안정성과 국제적 영향력을 고려한 점진적 자동화 접근을 취한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기술 선택이 아니라, 각국의 정치·경제·사회 환경이 반영된 전략적 결정이다. 본문에서는 중국, 유럽연합, 미국을 중심으로 CBDC 설계와 자동화 기능의 차이점을 분석하고, 글로벌 금융 질서에 미칠 함의를 살펴본다.

 

중국: 정책 집행 중심의 자동화 설계


중국인민은행이 개발한 디지털 위안화(DCEP)는 광범위한 정책 통제와 경제 관리 기능을 내장한 자동화 설계를 특징으로 한다. 중국은 CBDC를 통해 금융 거래를 전면 디지털화하고, 이를 경제 정책 집행 수단으로 활용하려 한다. DCEP는 조건부 결제 기능을 통해 정부가 설정한 사용 기한과 사용처 제한을 코드에 직접 삽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재난 지원금이 지급되면 해당 금액은 식품·의료·주거 관련 상점에서만 사용할 수 있도록 자동 설정된다. 또한 중국은 CBDC를 기존 결제망과 통합하여, 부가가치세나 소득세를 거래 시점에 자동 계산·징수하는 구조를 도입하려 한다. 이를 통해 탈세를 방지하고 세수 확보를 강화할 수 있다. 물류·제조업 분야에서는 IoT와 연계하여 납품 완료, 품질 검증 등의 조건이 충족되면 자동으로 대금이 지급되는 스마트 계약이 적용된다. 그러나 이러한 강력한 자동화 기능은 효율성과 함께 국가 감시 강화라는 우려를 낳고 있다. 중국 정부는 이를 경제 안정과 범죄 예방을 위한 필수 도구로 설명하지만, 국제 사회에서는 개인정보 침해 가능성에 대한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유럽연합: 개인정보 보호와 상호운용성 중심의 자동화


유럽중앙은행(ECB)이 추진하는 디지털 유로 프로젝트는 자동화 기능을 도입하면서도 개인정보 보호와 국제 상호운용성을 핵심 가치로 삼는다. ECB는 허가형 분산원장(Permissioned DLT) 기반의 CBDC 설계를 검토하며, 각국 중앙은행과 상업은행, 결제 서비스 제공자 간의 연계성을 강화하려 한다. 자동화 기능은 주로 상업 거래 효율화와 국경 간 결제 개선에 집중된다. 예를 들어, 유럽 전역의 공급망에서 납품이 완료되면 대금이 자동 지급되는 시스템, 세금 및 관세가 실시간 계산·납부되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유럽연합은 AML(자금세탁방지) 및 KYC(고객신원확인) 규정을 자동화 코드에 포함되, 거래 금액과 유형에 따라 익명성 수준을 조절하는 기술도 병행하려 한다. 이를 통해 범죄 예방과 개인정보 보호를 균형 있게 달성하려는 것이다. 특히 ECB는 CBDC를 기존 SEPA(단일유로결제지역) 인프라와 통합하여, 유럽 내 27개국이 동일한 결제 표준과 자동화 규칙을 공유하도록 설계한다. 이러한 접근은 효율성과 신뢰성을 동시에 강화하면서, 다국적 기업과 중소기업 모두에게 비용 절감 효과를 제공할 수 있다.

 

미국: 금융 안정성과 점진적 자동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eral Reserve)는 ‘디지털 달러’ 개발에서 금융 안정성과 국제적 파급력을 최우선으로 고려한다. 달러가 기축통화인 만큼, CBDC의 설계는 전 세계 금융 시스템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연준은 자동화 기능을 도입하더라도, 초기에는 제한된 범위에서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취할 가능성이 크다. 조건부 결제, 실시간 정산, 규제 준수 자동화 등이 주요 기능 후보로 논의된다. 예를 들어, 대규모 은행 간 결제에서 DvP(Delivery versus Payment) 방식이 자동 실행되도록 하여, 자금과 자산의 교환이 즉시 이루어지도록 한다. 또한 연준은 디지털 달러를 금융 포용성 확대에 활용해, 은행 계좌가 없는 국민에게도 디지털 지갑을 통해 안전한 결제 수단을 제공할 수 있다. 세금 징수나 긴급 지원금 지급에도 자동화가 적용될 수 있으며, 사용 기한이나 사용처 제한 같은 정책 집행 기능도 검토된다. 다만 연준은 개인정보 보호, 사이버 보안, 국제 상호운용성 문제를 해결한 뒤 본격적인 대규모 자동화를 추진하려 한다. 이는 급격한 변화로 인한 금융 불안을 방지하기 위한 신중한 접근이다.

 

결론


각국의 CBDC 설계와 자동화 기능은 기술적 유사성보다 정치·경제·사회적 목표에 따라 차별화된다. 중국은 강력한 정책 통제와 경제 관리 기능을 전면에 내세우며, 자동화를 통해 세금 징수와 정책 집행을 극대화한다. 유럽연합은 개인정보 보호와 상호운용성을 핵심 가치로 삼아, 자동화를 거래 효율화와 범죄 예방에 균형 있게 적용한다. 미국은 금융 안정성과 국제적 신뢰를 우선시하며, 자동화를 점진적으로 확대하는 전략을 채택한다. 이러한 차이는 단순한 기술 설계의 문제가 아니라, 각국의 거버넌스 철학과 경제 전략을 반영한 결과다. 앞으로 CBDC의 자동화 기능은 국제 무역, 정책 집행, 금융 서비스 혁신 전반에 걸쳐 핵심 인프라로 작동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동시에 개인정보 침해, 기술적 취약성, 국제 규제 충돌 같은 과제도 해결해야 한다. 결국 각국이 어떤 균형점을 찾느냐가 CBDC 시대의 글로벌 금융 질서 재편 방향을 결정하게 될 것이다.